부비동 수술의 필요성
부비동염은 기본적으로 약물 치료를 시행하는 질병이지만, 1) 약물 치료에 효과가 없고 CT 촬영을 통해 비강이나 부비동의 병변이 확인된 만성 부비동염, 2) 부비동염에 의한 합병증 (안와내 합병증, 두개내 합병증, 골수염 등) 이 발생한 경우 그리고 폴립 (물혹)이 생긴 경우 등에서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부비동 내시경 수술의 개념 및 방법

부비동 내시경 수술이란 부비동을 내시경을 이용하여 외부로 보이는 상처 없이 수술하는 것을 말합니다. 부비동은 얼굴 안쪽에서 코 주변에 분포하고 있는 빈 공간을 뜻합니다. 부비동은 여러 개가 있으며, 크게 눈 아래쪽에 있는 상악동, 눈 사이에 있는 사골동, 이마 쪽에 있는 전두동, 그리고 마지막으로 뇌의 중심부 아래쪽에 있는 접형동으로 나누게 됩니다. 이러한 부비동들은 각각 다른 모양을 보이게 되는데, 공통적인 특징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호리병처럼 주둥이는 좁은데 반해 안쪽의 공간은 넓다는 것입니다.
부비동 내부는 코 점막으로 덮여 있고, 이 점막 표면에서 운동성을 갖고 있는 섬모가 존재하여, 그림에서처럼 부비동 안쪽의 점액을 비강 쪽으로 배출하게 됩니다. 감기, 알레르기 비염 등과 같이 점막에 염증이 발생하게 되면, 점막에 부종이 생겨 우측 사진처럼 두꺼워지며 부비동 배출구가 막힐 수 있습니다. 더구나 염증이 있는 상태에서는 코에서 생기는 분비물도 증가하기 때문에 배출구가 막히게 되면, 부비동 내부에서 생성된 점액이나, 염증성 분비물, 고름 등이 부비동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고 축적되어 만성 염증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환자분들에서 일차적인 치료는 약물이지만, 약물치료로 호전되지 않는 경우에 있어서는 부비동 내시경 수술이 그 해답이 될 수 있습니다.

부비동 내시경 수술의 개념을 쉽게 설명하자면, 호리병의 특징을 갖는 부비동을 우측 사진처럼 주둥이가 넓은 형태로 바꾸어 주어, 염증에 의해 배출구가 쉽게 좁아지지 않게 하고 다른 내과적 치료를 보다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입니다.

우측 위의 사진은 건강한 부비동에 대한 CT사진입니다. 까만 부분이 부비동들이며, 공기로 채워져 있고 점막에 염증 소견 없이 깨끗합니다. 아래 사진은 만성 비부비동염 (일명 축농증) 환자분의 CT 사진입니다. 공기로 채워져 있어야 할 부비동의 까만 부분이 모두 회색으로 채워져 있는 전부비동염 소견으로 대부분 수술적 치료가 필요합니다.
현재 부비동염의 수술적 치료는 내시경의 해상도 향상과 수술 기구의 발달로 말미암아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콧구멍을 통해서 내시경 수술을 진행 합니다. 내시경을 이용한 수술은 안전하고 넓은 시야확보, 상처가 남지 않는다는 점, 소아에서도 수술이 가능하다는 점 등의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간혹 내시경의 접근이 어려운 경우 윗입술을 들고 잇몸을 절개하거나 눈썹 아랫부분을 절개하여 수술을 합니다. 수술은 국소 마취 및 전신마취로 모두 가능하며 술자와 환자의 선호도에 따라 선택하게 됩니다. 수술이 간단한 경우에는 국소마취로 가능하지만, 수술 범위가 넓은 경우, 부비동염에 의한 합병증이 발생한 경우, 피가 많이 날 것이 예상되는 경우, 환자가 불안해 하는 경우 그리고 나이가 어린 경우에는 전신마취로 수술을 받게 됩니다. 수술 후에는 피가 나는 것을 막기 위해 코 안에 녹는 솜, 스펀지 혹은 거즈 등을 넣게 됩니다. 이것은 보통 1-2일 후에 제거하며, 녹는 솜의 경우 식염수 세척을 통하여 자연 배출시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기 위해서는 수술 전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며, 금연 및 금주를 해야 합니다. 수술 전에는 아스피린 등 혈액 응고를 막는 약제는 1주일간 중단해야 하며 피를 맑게 한다고 알려진 식품 및 건강 보조제를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수술 후 발생 가능한 합병증
수술 후 생길 수 있는 합병증으로는 경한 출혈, 수술 부위 유착, 후각 저하, 목소리 변화 등의 가벼운 합병증과 1% 이하로 매우 드물게 발생하는 안구 혈종, 시력 소실, 복시, 뇌척수액 누출, 뇌막염, 뇌농양, 경동맥 손상 등의 심각한 합병증이 있습니다.
수술 후 관리

다음으로 코 안의 모습이 수술 전 후에 어떻게 변화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우측의 사진은 누런 콧물, 코 뒤로 넘어가는 가래, 후각장애, 코막힘 등을 주소로 내원하신 환자분의 코 안쪽의 내시경 사진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누런 콧물이 잔뜩 관찰되고, 점막이 비정상적으로 부어있는 모습이 관찰됩니다.

이어서, 이 환자분의 부비동 내시경 수술 후의 모습을 보시겠습니다. 첫 번째 사진은 수술 후 2주째 모습입니다. 아직 수술 후 상처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고, 분비물도 많이 관찰됩니다. 수술 후에는 상처가 잘 아물 수 있도록 많은 주의가 요구됩니다. 우선 수술 후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항생제를 포함한 약물치료가 2주정도 필요하며, 코 점막의 섬모기능이 회복될 때까지 코 안의 딱지와 분비물 등을 식염수 세척을 통해 주기적으로 제거해 주어야 합니다. 또한 최소 한 달 이상의 금주/금연이 반드시 필요하며, 먼지가 많은 곳이나 사우나, 에어컨 바람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우측 사진은 수술 후 3개월 째 모습입니다. 일반적으로 비강 점막이 회복되는 데에는 3개월 정도가 소요되며, 이 기간 중에는 증상이 좋아졌다고 하더라도 외래 추적관찰을 소홀히 하시면 안됩니다. 부비동염은 한 번의 수술로 완치되는 질환이 아니라 수술 후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